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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사랑회복수기 회복작 - 사람을 해치는 짜릿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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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OO님 작성일19-08-26 14:27 조회16,5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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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 명상에 젖는 글

하늘을 오랫동안 가득 덮은 검은 구름이 화색으로 바뀌더니 차츰 파란색이 더 푸르게 보인다.

참새가 맑고 밝은 빛에 맞춰 이쪽으로 펄럭, 저 쪽으로 잽싸게 날아다닌다. 삼짇날 지낸지도 엊그제 같은 730, 오늘이건만, 병실에서 창밖을 바라본 김해시 하늘 높은 곳에는 제비 한 마리 날고 오름이 보이질 않는다.

독수리보다 험해 보이고 쾡한 소음내면서 크고 무거운 물체가 날으고 앉기를 반복하니 계절이 오고 감을 알리는 제비의 날개짓은 사라지고 인공적인 기계음이 자연적인 알람시계를 대신하여 가슴 속이 울렁거리고 허전하다.

울렁증과 허전함, 외로움을 달래는데는 술이 보약이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주점이나 식당에 가서 마시는 것은 술의 품격 9품 중에서도 육품(六品)에 해당하고, 좋은 경치 찾아서 여럿이서 대작하는 것이 이품(二品), 풍광 찾아 혼자 앉아 마시는 것이 일품(一品)이라고 한다.(이규태-돈의 한국학(韓國學))

그러한 주격에 따르면 나와 우리 친구들은 육품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수십년 동안 어지간히도 술을 가까이 하면서 챙겨마셨다. 이젠 술이 지겹고 질릴 정도로 마셨으니까 끊어야지 하면서도 술이 안 보이면 불안하고 초조함을 느낀다. 중독, 주격을 떨어뜨리고 인품을 처량하게 만드는 알코올 중독인가 보다.

 

나의 어린 시절 새삼스럽게 기억을 더듬어 본다.

1970년대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지나간 옛날로 시간여행을 한다. 대가족으로 함께 생활했던 가족간의 정, 마을 사람간의 인정이 많았던 곳, 가끔씩 할아버지는 막걸리 심부름을 시키곤 하셨다. “얘야, 영아, 길 건너 술도가에 가서 막걸리 퍼뜩 받아오너라.” 얼씨구나. 좋다. 울퉁불퉁 노란 주전자 손에 달랑 흔들면서 냅다 막걸리를 받아온다. 미로형 골목길 돌고 돌적마다 주전자 뚜껑에 한 모금 홀짝, 조금 지나 남이 볼까 눈치보면서 또 쭈욱 빨아 마신다.

할아버지 옆에서 앉아 지켜본다. 사발 그릇에 가득 따라 마시는게 군침 돌아가게 한다. 할아버지는 거의 다 마신 듯 주전자 술 방울 방울 떨어뜨려 술잔에 보탠다.

막걸리 한 잔의 그 맛, 시원 떨떠름한 맛을 조금은 알 듯 하다.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바뀐다고 했던가. 중년을 지나고 장년의 나이에 접어든 50대 지천명 지금의 나 자신, 술 종류도, 주량도 바뀌었다. 세월 따라 직장에 맞춰 직장의 술 마주하는 동료도 번갈아 바뀌고 술친구도 많이 늘어났다.

지난 밤에 마신 술, 다음 날 아침 무렵 해장술을 마시는 사람도 식당 밥 먹으면서 여러명 본 적 있었다. 그렇지만 뭐라고 해도 퇴근 후에 술시(7~9) 첫 잔의 술 맛과 얼큰한 기분이 좋다.

1365일에 월요일은 월요병 다스린다고 동료들과 월주회 모임, 화요일은 화끈하게 일처리 했는데도 스트레스에 짜증이 나서, 화가 나서 연거푸 마신다. 수요일은 직원체육대회 끝나고 나면 뒷풀이 모임, 목요일은 지치고 힘이 빠져서 포장마차에서 주거니 받거니 번갈아 마신다. 드디어 금요일, 불금이다. 불타는 금요일, 불 붙듯이 도수 높은 고량주, 양주를 부어라, 섞어라, 마셔라, 주말엔 푹 쉬고 마음 가볍게 편안하게 부어 마신다.

아침에 비시시 흐느적 눈은 반쯤 풀린 채 몸과 정신은 어제의 내가 아니다. 도대체 어떻게 집엘 찾아왔는지, 누구에게 무슨 쓸데없는 말을 하고 어떤 실수를 했는지, 안절부절 온갖 생각에 사로잡힌다. 죄책감, 초조감, 불안하고 미안한 마음, 수치심, 돈은 또 얼마나 썼는지, 바지, 윗옷 주머니를 탈탈 뒤적거린다. 후회스럽고 데미지가 크다.

그러한 일상생활을 얼마나 오랫동안 해왔던가. 남 보기가 미안하고 부끄럽고 가족들에게 쑥스럽고 할 말이 없다.

가족들과 함께 한사랑 알코올 전문병원에 왔다. 입원 후 얼마동안 우울증, 손떨림, 짜증, 분노와 함께 불면증에 의욕이 없었다.

차츰 이곳의 생활에 적응이 되면서 A4용지 치료 프로그램을 보았다. 오전과 오후의 여유있는 교육시간과 강의 및 활동적인 교육내용이 마음에 쏙 들었다.

월요일 오전 10, 12단계 교육시간, 건강박수로 시작을 한다. 손바닥, 손가락 마주치기의 경쾌함과 마루홀에 앉은 사람들의 어울림을 즐긴다. 오후 2, 명상의 시간 숲속에서 차분하게 앉아있는 듯, 마음의 평온함을 느낀다.

생각은 감정을 바꾸고 행동을 바뀌게 한다. 미술치료에서의 그림 그린 후 소감 발표하기, 원예치료 천연살충제 만들기, 텃밭 가꾸기, 음악치료는 손과 발을 흔들게 하고 마음의 어지러움을 가라앉힌다.

신체 내부의 간과 위장의 기능, 췌장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배우고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두뇌의 전두엽과 해마의 기억력 저장기능, 술 마신 후 필름이 끊어지는 원인, 궁금증이 풀리고 술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생겨난다.

작년 이맘때쯤 8월에 와서 지금껏 1년 가까운 인내의 시간을 지내고 있다. 1년 동안의 단주 비율이 14.5%이었다. 이젠 나도 14.5%의 단주동반자가 되었다. 지겹고 따분한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나르시시즘(자기애)을 갖게 되었다. 기쁘고 고맙다. 맥심커피컵을 손에 들고 있어도 손떨림이 없어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이젠 다시는 재발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교육시간에 배운 내용을 옮겨 적고 행동으로 실천할 것이다. 15분 동안 음주 결정을 미루고 기도나 명상시간을 갖는다. 술에 대한 갈증과 유혹은 잠시 일뿐 몸과 마음의 아픔은 오랫동안 가고 참기 어렵다. 마인드 컨트롤, 나 자신에게 단주에 대한 최면을 걸면서 이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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